언론보도

분당스피치학원/ 전대수 회장 기고문- 스피치 인생

재첩국 2010. 12. 4. 07:15

범우사 창립 41주년 기념 전대수 회장 기고문

- 악어새의 보람찬 삶

 


사람이 보람 있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물욕이나 권력욕으로 또는 육욕으로 가능한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내가 스피치교육 전문가로 인정을 받으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은 범우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술가로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게 된 것은 80년대 초에 나의 졸저를 기꺼이 출간해 준 범우사와의 인연 때문이다.

물질의 풍요나 권력은 누리지 못해도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가.

얼마 전, 오래간만에 범우사를 찾았다. 스피치교육센터를 운영하면서 틈틈이 연구하고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스피치 관련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였다.

‘화술클리닉’ 이라는 제목에 ‘화술로 인생을 바꾼다’라는 부제를 붙여 이메일로 원고를 보냈더니 기꺼이 ‘출판해 주겠노라’ 는 승낙을 받고나서이다.

나는 그날, ‘자유로’를 따라 승용차로 달리면서 출판단지까지 가는 길에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볼 기회를 가질 수가 있었다.

1970년 가을로 기억 된다. 제법 큰 뜻을 품고 상경을 하였으나 기댈 언덕이 없던 차에 윤형두 회장님을 찾게 되었고, 범우사에 기대를 걸게 된 것이다.

그 당시는 서울 종로구 당주동의 비좁은 사무실이었는데 시인 김지하의 희곡 ≪나폴레온 코냑≫이 실린 ≪월간 다리≫지를 한 권 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

그날 이후, 나는 글을 쓰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스피치 관련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게 되었다.

“범우사 출간, 전대수 저서‘의 처녀작은 1982년도에 빛을 보게 된 ≪정통웅변술≫이다. 그리고 86년도에≪우리말 배우기(전5권)≫를 내놓았으며, 이 두 권의 책은 소위 ‘스테디셀러’로 판을 거듭하였고, 그만큼 나는 저자로서의 주가가 오르고 있었다.

전국에서 웅변전문 강사가 되겠다고 모여드는가 하면, 미국L.A나 캐나다, 그리고 일본 등 우리교포사회에서도 ‘우리말 배우기’의 독자들이 종종 연락을 해오곤 하였다.

사실, 70년대 중반부터 스피치교육 학원을 운영하면서 나 자신의 화술능력 업그레이드 필요성도 있었고, 지도 자료를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연구를 한 것이지만 책으로 출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때였다. 당시만 해도 화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권, 두 권 저술이력이 쌓이면서 보람을 느낀 나는 87년도에 (연설법원리)를 펴냈는가 하면, 연이어 (각종 모범연설문)을 출간하였고, (선거연설과 홍보전략)이라는 책도 펴내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번에 쓴 (성공을 위한 화술클리닉)까지 어느 책 한 권도 애정이 가지 않는 책이 없다. 그만큼 범우사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범우사와 나의 30여년은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였다고나 할까? 모교 선배인 윤형두 회장님의 배려로 처녀작을 펴낸 후 인세도 받고 명예도 얻으면서 살아왔으니 잇새에 끼인 음식물을 파먹고 사는 악어새가 어디 나만큼 생의 보람을 느낄 수가 있겠는가.

지금은 명성도 떨치게 되어 대학에 강의도 나가고 이곳저곳 찾는 곳이 많아 제법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더구나 지방에 출강을 나가면 ‘저자 선생’이라고 사인공세를 더러 받기도 하니 내 인생을 악어새에 견준다는 것이 다소 아깝기도 하다.

한때, 정치 쪽에 관심이 있어 서울시의원으로 활동을 하기도 하였으나 나는 ‘책을 쓰고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언젠가 ‘정치 같은 건 하지 말고 책을 쓰라’고 권하시던 윤 회장님이 다소 야속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책과 더불어 사시는 분’으로서 진정으로 나를 위해 충고를 해 주신 것이라고 믿으니 고맙기 그지없다.

근래에 들어, 윤 회장님의 자제분이 수년 전부터 출판인의 길을 걷고 있으나 그 분 또한 판박이 출판인으로 ‘책의 향기’가 풍기는 얼굴로 저자를 대하기에 예전의 범우사나 지금의 범우사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하겠다.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종로구 당주동에서 출발하여 마포구 신수동을 거쳐 파주의 출판단지로 장소를 옮긴 것이라고나 할까?

다음에 내가 또 범우사를 찾는 날 범우사는 ‘책의 향기’ 물씬 풍기며 나를 맞이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악어새’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