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피치교육센터
수필/ 알로하, 하와이
자연과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어 살아간다는 하와이를 찾는 마음은 새장 속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는 새처럼 조급해지기만 한다.
서울에서 아홉 시간 정도를 비행하면 하와이주의 주도(州都) 호놀룰루공항에 도착한다.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면 하와이 아가씨가 목에 걸어주는 레이꽃 향기가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레이꽃 향기에선 철썩이는 바다 소리와 꿈틀거리는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1월 중순이지만, 이곳에는 대지의 열기가 후끈거린다. 섭씨 25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이니 두툼한 겨울옷은 트렁크 속으로 들어가고 가벼운 캐주얼을 걸쳐야 어울리는 곳이다.
공항에서 15분 거리인 와이키키해변의 호텔에 여장을 풀기가 바쁘게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다. 야자수 길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하얀 백사장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자연과 함께 숨쉴 수가 있다.
역시, 하와이에서는 햇볕이 내려 쪼이는 해변을 바라보며 야자수 그늘 아래서 본고장 코나커피의 향에 취해보는 것도 자연과의 어울림이다. 그리고 마카다미아 넛을 맛보면 이곳이 바로 천국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사실은 와이키키해변의 모래를 몽땅 다른 지역에서 가져왔다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주변의 아름다움과 잘 맞아떨어지는 비취 해변의 모래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이곳 하와이에서는 누구나 스타가 된다. 저 멀리 다이아몬드 헤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수평선에 황금빛 띠를 두르며 떠오르는 할레이칼라의 일출을 보면서 환희를 맛보고, 서핑에 지친 사람들이 파라솔 아래서 바비큐 파티를 벌이는 것을 보면서도 ‘누가 나를 보는 사람이 없나’하는 생각에 우쭐거려진다.
밤이 되어도 화려함을 잃지 않는 쿠히오거리에 나서 보라. 휘황한 팝의 활기에 잔잔히 들려오는 폴리네시안 리듬이 넉넉한 향수에 젖게 한다. 그래서 여기는 알로하(Aloha) 하와이.
하와이는 태평양의 파라다이스이며, 자연의 낭만이 한 곳에 어우러진 곳이다. 뜨거운 태양과 눈부신 바다,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의 열정적인 홀라춤, 연기를 뿜어내는 화산,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관광리무진을 타고 오아후섬 한 바퀴를 돌면 하루를 연기하는 자연의 주인공이 된다. 주 정부 청사 앞에 마주 앉아있는 이올라니 궁전(Iolani Palace)은 화려함이 돋보인다. 궁전의 앞뜰에 기개 넘치는 자세로 서있는 칼라카우왕의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으나 과연 그 사람들이 그 동상이 건립된 내막을 알기나 하는 것일까? 아직까지도 카메하메하왕의 탄신일에는 길이 6미터가 넘는 레이꽃으로 동상을 장식한다고 하지만, 실인즉 왕의 실상이 아니라 궁중에서 제일 빼어난 미남자를 모델로 만든 것이라니 위선을 보기도 한다.
바람의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해안도로를 달리면 역시, 대 자연의 멋에 흠뻑 취할 수가 있다. 샌디 비치를 지나서 하이쿠 정원과 사원 계곡을 감상하는 것도 보기 힘든 볼거리요,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에서 오염되지 않은 삶을 맛보기도 하고 홀라춤을 추는 것도 여행 중에 빼놓을 수 없는 체험이다.
가는 곳곳마다 사람을 반기는 대지와 바다가 있는 곳. 그래서 하와이를 자연과 사람이 조화 있게 어우러진 곳이라고 하던가?
그러나 지금 내가 누리는 자연은 하와이 전체가 아닌 오아후섬(Oahu)인 것을 어쩌랴. 사람들은 수도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을 관광하고 나서 하와이에 다녀왔노라고 하지만, 여기는 하와이주의 일부인 오아후라는 사실을 숨길 수는 없다.
오아후섬(Oahu:만남의 섬)은 하와이주 인구의 80%가 모여 사는 곳이며, 나머지는 여러 개의 섬에 나뉘어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6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하와이는 오아후섬 외에도 화산 활동이 이루어지는 진짜 하와이섬이 있고, 카우아이와 마우이섬이 있으며, 몰로카섬과 라니이섬 등이 다른 매력을 간직한 채 사람들을 받아주고 있다.
빅아일랜드((Big Island)라고 불리는 하와이는 하와이 제도 중에서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이 제주도의 약 8배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카우아이섬(Kauai)은 가장 북쪽에 있는 작은 섬으로 정원의 섬이라고도 불리며, 마우이섬(Maui)은 맑고 푸른 바닷물과 하얀 모래 해변으로 유명하다.
1778년 1월18일. 영국의 탐험가인 제임스 쿡이 항해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였다는 하와이제도. 이 하와이가 처음에는 탐험 원정을 후원한 영국 샌드위치 백작의 이름을 따서 '샌드위치 제도'라고 이름 붙여졌었다고 한다.
한 때, 하와이 왕국이 영국의 지배를 받기도 하였으나 이내 복권이 되고, ‘대지의 생명은 정의에 의해 보존된다’는 카메하메하 3세의 말처럼 살아 숨쉬는 하와이.
하와이 왕국, 하와이 공화국, 하와이주로 역사적 변천을 거듭하면서도 대지의 생명은 많은 사람들을 감싸않는다.
알로하 하와이! 인사를 남기고 귀국 길에 오르면서도 자연의 매력은 가슴속에 남는다.
(1996년)
'스피치사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피치가이드 전대수의 수필보기 - 나의 자목련 (0) | 2007.06.20 |
---|---|
스피치가이드 전대수의 수필보기 - 냉탕도 견딜 만하다 (0) | 2007.06.20 |
스피치가이드 전대수의 수필보기 - 너는 고향이 어디냐? (0) | 2007.06.20 |
스피치가이드 전대수의 수필보기 - 눈발을 가르며 (0) | 2007.06.20 |
스피치가이드 전대수의 수필보기 - 서리집사 꼭지떼기 (0) | 2007.06.20 |